어릴 때에는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제법 나이가 먹고 사회생활을 하고
또 돈에 매일 쪼이며 살다 보니
이제야 어른들이 왜 돈 때문에 싸우고 가족끼리 연이 끊어지는지 이제야 실감이 간다.
어제 만원 때문에 가족과 싸우고 저녁식사 후 내내 풀지 못한 상태로
어색한 듯 시간만 계속 흘러가고 있다.
누구에게는 그까짓 "만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어제 꼭 필요했던 아주 소중했던 "만원"이었고
어디서 빌릴 곳을 찾지 못해 며칠째 안 쓰고 꼭 어제 생활비로 쓸 "만원"이었다.
나도 만원을 지켜내려 따로 어디에 쓰지 않으려
머릿속에는 일찍부터 없는 돈이라 생각해 지우고 있던 금액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어제 통장에 있던 만원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이유를 확인해보니 자동이체가 문제였다.
매달 납부 중인 대출 이자에서 정확하게 빠져나갔음에도 불구
연체일 포함 연체금은 어제 따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 금액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졸지에 한 푼도 남질 않아 쓸 금액이 없는 만원이 돼버린 셈이다.
부모님은 화를 냈다. 도리어 화내는 주체가 내가 돼버렸다.
하지만 "나도 억울한 상황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빠져 내 보낸 것도 아니고.. 애초에 정확한 날짜에 금액을 입금하여 출금되었다면
전혀 연체금 없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만원 때문에 괜히 서러움이 폭발했다.
하필이면 이것을 동생들이 알게 되었다.
이 문제를 우리끼리 해결하면 될 문제인데 동생에게 말을 해버린 것이다.
하나같이 나를 욕하고 도리어 나의 무지함을 화내기 시작했다.
그까짓 만원이 뭐라고..
나도 참다못해 동생에게 화를 냈고 부모님에게 화내면서 심한 말이 오고 갔고
어제오늘 아무 말하지 못한 상태로 이틀째 냉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난이 문제일까, 혹은 이 상황은 왜 일어난 것일까..
누구 탓을 하기 전에 내가 올바르게 살아왔을까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내 삶이 틀린 것은 아닌데..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말하고 싶다.
우리 가족을 위해 내가 희생해야 하나 싶다.
그리고 그 희생이 꼭,
안 좋은 쪽만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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